하루종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도 일찍 조퇴하라고 했다.
그러나 남겨진 일이 많아 끝까지 남아서 일을 하고 나오니,
하루종일 나를 걱정하던 여자친구가 잔뜩 화가 나있었다.
우리는 어색한 기운을 가득 안고 집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여자친구는 이미 저녁을 먹은 상태라 내가 저녁을 먹는 모습을 봐주었다.
돈가스를 썰면서 여자친구 눈치를 살펴보니 여전히 씩씩거리고 있었다.
정말 씩씩하다. 몸보다 일이 우선인 나에게 많이 화가 난 모양이다.
그럼에도 여자친구는 내가 평소 단 것을 좋아하는 걸 알고서 선물을 건넸다.
그것은 바로 도쿄 바나나빵.
바로 뜯어서 먹고 싶었지만 블로그에 자랑질을 하고 싶어서
예전에 친구가 놔두고 간 원피스 몽고메리호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둘 다 일본산이니까.
흔히 도쿄 바나나빵은 일본여행 다녀오신 분들이 선물용으로 많이 사온다.
여자친구도 병원 원장님이 일본에 갔다와서 주신 도쿄 바나나빵 2개를 받아와,
고스란히 나에게 준 것이다. 너도 먹고 싶었을텐데...
하지만 이미 내 손에 들어왔으니 도로 줄 순 없다.
그래도 남자친구 생각하는 사람은 내 여자친구 밖에 없다.
역시 내 여자친구가 최고다. 이렇게 써야 당신이 화가 풀릴 것 같다.
사실 난 당신에게 해준 게 별로 없을 뿐더러 가진 것도 없어서,
아직도 우리 빨리 결혼하자라는 말도 망설이고 있는데...
당신은 늘 나에게 잘 해준다. 그래서 늘 미안하고 고맙다.
그러니까 다음에도 원장님이 도쿄 바나나빵 주면 모두 나에게 달라.
도쿄바나나빵을 한 입 베어물면 달콤한 바나나쨈이 나온다.
맛이 바나나맛 우유같기도 하고, 바나나킥 같기도 한다.
겉은 부드러운 카스테라로 되어있어서 아주 맛있다. 고급지다.
가격만 저렴하고 국내에서 판다면 하루에 300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바나나맛우유에 적셔서 먹으면 얼마나 더 맛있을까.
물론 그냥 먹어도 너무나 맛좋다. 그렇지만 얼마나 더 맛있었을까.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면 다음에는 바나나맛 우유도 함께 주길 바란다.
맛있는 간식을 준 당신에게 너무나 고맙다.
대박이 나서 당신이랑 함께 도쿄에 가서 구경도 하고 도쿄 바나나빵도 먹고싶다.
그럴려면 돈 많이 벌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돈 벌려고 이렇게 또 늦게 끝난거다.
그러니까 화내지 말라. 사실 이거 도쿄 바나나빵 리뷰 아니다. 해명글이다.
ⓒCopyright By 29살, 도쿄 바나나빵처럼 달콤한 인생을 꿈꾸는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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