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 By Kang AeRi, 2014
그림자 아이들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떠나고 있다 - 황만복
아이들이 떠나고 있다. 아니, 무엇으로부터 쫓겨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다. 10명 중 5명 정도 떠나고 있으니 반절 이상 떠나고 있다는 소리다. 무엇이 아이들을 학교로부터 쫓아냈을까?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아무런 죄없이 국가성마저 빼앗기고 있다. 부모가 외국사람이면 그는 외국사람인가. 아니면 한국에 살고있으니 한국사람인가. 외국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한국에서는 외국인 취급 받으면서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어느 소속에 속해야 하는가? 실제로 많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이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학교생활 중 아이들은 그들의 외모와 언어적인 장벽으로 인해 학생 간의 차별성을 두려고 하고, 이에따라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적응할 수 없는 학교생활로 인해 학교를 뛰쳐나오기도 한다.
언어적인 장벽면에서도 문제가 큰 것 같다. 학교생활 중 배우는 언어에 대해서 이해하는 학생은 불과 26%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사람들과 소통이 단절되고 있고, 결국 언어도 문화도 가지지 못한 채 유랑민처럼 떠돌게 된다. 많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실제로 학교에서 뛰쳐나와 가는 곳은 공장이나 일반 거리다. 그곳에 그들은 자연스럽게 문제거리가 되기도 하고, 혹은 그 문제의 불씨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솔직히 이 책임을 누구에게 정확히 묻기란 어렵다. 해외이주민들에게 책임을 묻기에도 애매하다. 그들은 사람으로서 살 권리가 있고, 그들 역시 어려운 결정으로 한국으로 들어와 힘겹게 살고있다. 또, 교사들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도 무리가 있다. 교사들 역시 한국 학생들의 다양한 배경과 성격에 따라 교육 방식을 바꾸고 학습 배경을 알맞게 꾸미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 속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왜 이렇게 학교를 떠나가도록 만드냐고 책임을 묻는다면 교사는 늘 부족한 교육 현실에 대해 시름만 앓을 뿐이다.
현재 많은 단체와 홍보를 통하여 이주민의 권리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여러 교육과 사회생활에 대해서 학습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완벽하게 실행되기 이전에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각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다문화가정의 이혼문제도 하나의 문제다. 73%가 이혼하고 있는 실정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깨어진 가정환경에 어디로 나아가야 할 지 늘 의문이다. 학교에서는 같은 학우들에게 어눌한 말투와 다른 피부에 늘 놀림을 받고 집은 산산조각이 났다. 그들의 휴식처는 어디일까? 어디에서 웃고 행복을 느껴야 할까?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이런 이유로 학교를 떠났다. 아니 쫓겨났다. 쫓겨나서도 문제덩어리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그들의 미래를 우리는 짓밟지 않고 사람으로서 손을 잡아주어야 한다. 언젠가 지구가 멸망한다는 그런 허무맹랑한 소리보다 지금 멸망하고 있는 우리 인간성을 살펴보고 아이들의 손부터 잡아주어야 한다.
ⓒWritten By Hwang ManBok,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