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나를 위한 복합기 토너먼트
나는 물건을 살 때 제법 까다로운 편이다. 토스트기 하나를 사더라도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구매한다. 최근에는 와이프가 그림 그리는 일에 흥미가 생겨 복합기 한 대를 집에 들이기로 했다. 몇 만 원부터 몇 십만 원에 이르기까지 제조사별, 종류별, 기능별 등 토스터기와는 비교도 하지 못할 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있었다. 약 한 달 정도를 고민했을까. 고심 끝에 구매하기로 결정한 복합기는 바로, 앱손의 'L3156'이라는 제품이었다.
복합기를 구매할 때 고려했던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20만 원 이내의 가격일 것, 둘째. 무한잉크 정품 제품일 것, 셋째. 컬러 인쇄 품질이 나쁘지 않을 것, 넷째. 무선 기능을 지원할 것 등이었다. 사실 레이저와 잉크젯 둘 다 상관없었으나 제품들을 조사하면서 컬러 인쇄 품질은 잉크젯프린터, 빠른 출력은 레이저프린터가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컬러 인쇄 품질이 어느 정도 중요하므로 잉크젯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SL-T1670(인쇄 해당도 : 4800 dpi)와 앱손 L3156(인쇄 해당도 : 5760 dpi) 사이에서 고민했다. 특히 기대하는 A/S 부분에 있어서는 'SL-T1670'이, 인쇄 품질 부분에 있어서는 'L3156'이 더 좋아 보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무선 기능을 지원하는 SL-T1670W의 경우 약 23만 원 정도로 예산을 초과했고, 또 앱손 서비스센터의 위치가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서 '앱손 L3156'으로 결정되었다. 그 밖에도 브라더, 캐논 등에서 제조한 복합기들도 살펴봤으나 구매 조건에는 충족되지 않았다.
필요한 잉크만 따로 충전한다
예전에는 검정, 컬러 두 개의 카트리지로 구성된 제품들이 많았다. 당시 카트리지 1개의 가격은 약 4-5만 원 정도로 잉크를 사면 프린터를 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잉크값이 매우 비쌌다. 이 때문에 카트리지에 구멍을 뚫어 주사기로 잉크를 충전하는 불법 개조 프린터가 유행했다. 그러나 개조한 카트리지로 인해 프린터 노즐이 막히거나 잉크가 새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고, 또 불법 개조한 카트리지를 사용할 경우 무상 A/S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제조사들이 정품 무한잉크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가성비 높은 프린터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앱손 L3156 제품 또한 정품 무한잉크 복합기로, 특이한 점은 필요한 색상만 따로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컬러 잉크 전체를 충전할 필요 없이 소모된 컬러만 따로 구입하여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잉크 1개당 가격이 5-6천 원(쇼핑몰 기준) 정도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잉크 한 방울 손에 묻히지 않게 해줄게
불법 개조 프린터뿐만 아니라 정품 카트리지를 교체할 때에도 잉크가 묻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앱손 L3156의 경우 잉크병 모양이 일자 드라이버 모양으로 되어 있고, 충전 투입구 또한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어 잉크병을 꼽기만 하면 된다. 또한 충전을 위해 잉크병을 뒤집을 때도 잉크가 새지 않아 손에 잉크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충전할 수 있다. 물론 설명서에 따르면 충전할 때 잉크통을 짜거나 꼽은 채로 사용할 경우 잉크가 샐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무선 와이파이 지원으로 어디에서나 출력
현재 나는 데스크톱을 주로 사용하고, 와이프는 주로 노트북이나 모바일을 사용한다. 따라서 무선 지원 복합기를 조사한 것도 그 때문이다. 데스크톱만 사용할 경우 유선을 사용해도 문제없으나 노트북이나 모바일을 이용하여 출력할 경우 상당히 일이 번거로워진다. 따라서 이 경우 무선 지원 프린터가 훨씬 편리하다. L3156 또한 무선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어 PC, 노트북, 모바일 등 드라이버만 설치하면 어디에서나 인쇄할 수 있다. 무선 네트워크를 설정하는 방법은 제품과 동봉된 설명서 또는 앱손 제품 설정 페이지(https://support.epson.net/setupnavi)에서 쉽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 증정 이벤트
나는 L3156을 인터파크 쎈딜을 통해 169,000원에 구매했다. 복합기만 사는 가격이라면 조금 부담스럽겠지만 이 가격에는 잉크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또한 복합기 구매 시 포토용지 증정 이벤트, 후기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도 참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인쇄 품질, 사용감, 서비스 등을 파악하려면 좀 더 사용해 봐야겠지만 가격, 제품 퀄리티 등을 볼 때 상당히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아쉬운 점
포스팅 제목에도 적혀있지만 L3156을 판매하는 일부 쇼핑몰의 경우 이 제품을 '가정용 무한잉크 복합기'라고 소개해놨다. 하지만 가볍게 로슈어나 전단지 몇 장 정도를 인쇄하는 사무실, 소호 사무실, 영업장에서도 이 제품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물론 인쇄 속도가 조금 느린 편이지만 문서업무를 보는 사무실이 아닌, 대부분 영업장에서는 인쇄 속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보통 일반 영업장에서도 값비싼 사무용 프린터를 구매하거나 임대하여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 점을 잘 공략하면 더 많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제품은 사용하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용지 탱크가 없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인쇄가 필요할 때마다 트레이에 용지를 꼽아서 사용해야 한다. 물론 넉넉히 트레이에 용지를 두어 사용해도 되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경우 용지 공급 트레이에 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JAM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시리얼 넘버가 제품 아래에 부착되어 있는 점도 아쉽다. 만약 복합기가 고장이 나서 A/S센터에 시리얼 넘버를 불러줘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상당히 불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당 리뷰는 직접 구매하여 사용한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