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ys, Be Ambitious!
부모들은 자녀들의 장래희망에 대해 무척 궁금하다. 자신의 작은 나무들이 어떤 꿈을 갖고 있는 지, 또 그 꿈은 어느정도의 급이 있는 지 지금도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자녀들이 부모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꿈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보통 이 과정은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초등학생들이 자기의 장래희망을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달려가도록 돕는다. 하지만 실제로 이 과정에서 교육을 하는 당사자들도 그들의 다양한 꿈에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예를들어 교육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교육자는 자신의 경험과 기술로 아이에게 쉽게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할 수 있겠지만, 레이서나 프로게이머처럼 대부분 교육자와 거리가 먼 직업일 경우, 교육자들은 그들이 그 꿈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돕지 못한다. 물론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막상 아이들이 설정한 꿈대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그들이 꿈꾸는 길로 인도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꿈은 바다처럼 요란하고 변하기 쉽다. 아이들이 초기에 설정한 꿈들이 진심으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아이들이 설정한 꿈이 아이들의 흐름과 부모들이 원하는 직업인 경우가 많다.
물론 초등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들은 꿈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통 우리나라 교육현실에서는 초등교육에서 다양한 직업과 경험, 기본 기술들을 습득하고, 중등교육에서는 기본기를 발전시켜 자신의 기술로 만들고 직업 중 하나를 설정하여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을 닦는 작업을 한다. 또 고등교육에서는 설정한 직업을 막상 시도해보고 그 직업에 대한 전문지식을 길러 교육을 마친 후 사회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 탄탄히 설정된 교육과정도 결코 완벽하지만은 않다. 고등교육을 마친 후에도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설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고, 자신의 꿈보다는 먹고 살아야할 길을 찾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것은 복잡한 사회구조로 인해 이렇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청년실업난이 날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사람들이 꿈을 생각할 시간이 여유가 그리 많지않다.
꿈을 갖기 이전에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꿈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고, 이로인해 꿈을 설정하는 단계에 이른다. 그러나 학교 - 집 - 학원 등 똑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마치 개미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개미들보다 대접받을 수 있는 개미, 학벌높은 개미, 권력과 명예가 있는 개미로 이 사회가 키워내고 있다. 결국 이 시대의 아이들마저 돈이라는 종이조각에 놀아나는 일개미로 둔갑시키고 있다. 익부 빈익빈이라는 이 사회에서 빈익빈이라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어쩌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좀 더 안정적인 직업, 평범한 직업을 강요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흔히 아이들은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집합에 속한다. 사회를 알기에는 부담이 크고, 그것을 책임질만한 능력이 아직 결여되었다고 보고있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이 거짓이 되고있다. 사회의 이러한 부조리한 구조 속에서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사회의 구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채 고통받고 있다.
요즘에는 들이나 냇가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디로 갔을까? 왜 초등학교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적힌 표를 보면 회사원, CEO 등을 비롯하여 흔히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불리는 것들만 보이는 걸까? 예전에는 흔했던 경찰이나 우주비행사 등이 요즘에는 왜 보이지 않을까? 누가 그들의 꿈을 잡아먹었을까?
여유를 가지고 꿈을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그렇게 해야한다. 자칫 아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정책에서 사교육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살린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아이들의 다양한 꿈을 성취시키는 데 좋은 역할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마저 단지 말뿐으로 지나지 않을가라는 우려가 된다. 공교육이 살아나고 있다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욱 길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 5일제를 도입하여 토요일과 일요일에 학교에 못가게 되었는가 하면, 야간자율학습을 없애는 학교들이 많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교육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사교육에서 채우라는 것일까? 이 과정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을 학원에 보내는 것을 당연시하게 여긴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학원에 보낼 때, 혹은 나라에서 교육정책을 세웠을 때, 아이들의 의사를 들었을까. 그저 몇 가지 장난스럽게 써낸 설문지와 혹은 체면때문에 아이들을 조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년 많은 학생들이 자살을 한다. 물론 학교 내 여러 문제 때문일지 몰라도 성적과 시험, 학원에 대한 압박으로 자살을 하는 경우도 많다. 누가 아이들을 잡아먹었을까? 이 부조리한 사회가 아이의 꿈을 삼키고 심지어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유명인들은 어떤 일에 대해서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대중에게 소외당한 계급이었고, 따라서 수많은 노력들을 일궈낸 장본인들이다. 남들과 다른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것은 그들이 남들과 다른 능력이나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신념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이 유명해진 것이라 본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더욱더 전문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천재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어렸을 때 존재했던 상상력으로부터, 가슴 설레게 만들었던 꿈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과 똑같은 넥타이를 메고 길을 걷고 있다. 개미들끼리 무리를 지어 지나가는 것만 같다. 누가 이들을 개미로 만들었을까. 과연 이 중 자신이 어렸을 때 이렇게 되고 싶다며 말한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그저 평범하기만한 사회로 우리 사히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실 이 모든 게 사회 탓만 할 수는 없다. 지금도 아이들에게 꿈을 강요하는 부모와 학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에게 학원을 강요하는 부모들로부터, 또 자신의 꿈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아이들로부터 꿈이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꿈을 이룬 자가 별처럼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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